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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취업기 (4) – Dell에서의 4년

2011년 8월 15일 광복절에 델에서의 직장 생활을 시작했으니 지금 이 글을 쓰기 시작한 2015년 10월은 델에서 미국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4년이 지난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다. 처음 델에서의 미국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 같은 팀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회의를 한번 하고 나면 한참 주눅이 들곤 했다. 1시간의 회의 동안 팀의 여러 상황들과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마지막에 Round Table이라고 이번 주에 어떤 일을 했는지 모든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이 그렇게 싫었다. 20명 가까이 되는 팀원들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이 두렵기도 했고 혹시나 내 영어를 알아듣지 못할까봐 조바심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혹시나 질문을 받게 되는 경우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델에서는 2주에 한번씩 매니저와 일대일로 대화를 하는 One-on-one 미팅이 있다. 즉 직장의 보스와 2주에 한번씩 어떤 주제든 30분 정도 시간을 정해서 대화를 하는 것이다. 그 시간에 현재 맡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토론을 할 수도 있고 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수도 있으며 다른 팀원과 마찰이 있거나 팀에 요구 사항이 있으면 전달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일과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매니저의 의견을 물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부담이 되었다. 나의 나의 첫 매니저와의 One-on-one은 아침 8시였는데 아침 잠이 많은 나로서는 아침 8시에 회사에서 보스를 만나는 것도 힘들었지만 30분 동안 영어로 프리토킹을 한다는 것이 편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나의 보스이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그래서 항상 내 수첩에는 말할 주제를 미리 준비해 놓고 그 주제 안에서 보스와 One-on-one 미팅을 가졌다. 내가 묻고 싶은 질문들 그리고 같이 토론하고 싶은 주제들을 가지고 한참을 같이 얘기하다 보면 30분은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첫 해는 매니저가 목표를 정해주는데 그 중에 하나는 팀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에는 UEFI Shell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표 준비를 했는데 몇 주 동안 발표 자료를 만든다고 많이 고생했던 것 같다. 발표날도 너무 긴장을 해서 한 숨도 자지 못하고 아침 8시 미팅에 참석했다. 다행히 발표는 순조롭게 잘 끝났지만 긴장이 한꺼번에 풀어지면서 몸이 너무 힘들어서 오후에는 집에 돌아가서 쉬어야만 했다. 미국 회사에서의 한 첫 발표라서 정말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그렇게 걱정과 긴장으로 가득했던 델에서의 1년이 지나고 조금씩 미국 직장과 생활에 적응하면서 모든 것이 조금씩 편해져갔다. 매일 같이 밥을 먹는 팀 동료들과 이제는 거리낌없이 지냈고 매 주 가지는 전체 미팅과 2주마다 가지는 매니저와의 일대일 미팅도 편해졌다.

첫 해는 바이오스 일을 하면서 늦게 가고 밤을 새는 날도 있었고 주말에도 가끔 나가는 날이 있었다. 그런 것을 회사에서 시킨 것이 아니었지만 미국에서 일하는 첫 해에 좋은 성과를 내고 싶었고 나를 믿어주는 팀 동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팀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을 어기고 싶지 않아 일정 내에 프로젝트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다했다.

둘째 해부터는 일에 많이 익숙해지고 어떻게 일정을 조절해야 될지도 어느 정도 가늠이 되어 늦게 일하거나 주말에 일하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그리고 이 때부터는 팀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집에서 일주일에 이틀 동안 일하는 옵션이 생겨 월요일과 목요일은 집에서 일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일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던 것이 임신한 아내를 많이 도와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부모님들이 모두 한국에 계셔 임신과 출산을 아무 도움 없이 우리 부부가 챙길 수 밖에 없었는데 내가 집에서 일하는 동안 병원도 갔다 올 수 있었고 여러 필요한 것들을 아내에게 챙겨 줄 수 있었다.

델에서 4년 동안 일하는 동안 보고 느낀 것은 다음과 같다.

그럼 내 삶은 어떻게 변했는지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그렇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세계적인 많은 기업들이 미국에 위치해 있어 취업 사정도 좋으며 특히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면 헤드헌터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을 것이다. LinkedIn이나 Monster.com, Indeed.com 등에 레쥬메를 올려놓는다면 많은 IT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것이다. 본인도 한번 올려놨는데 헤드헌터들로부터 하도 전화가 많이 와서 요즘은 모르는 번호로 오면 잘 받지 않는다.

미국 생활을 거의 5년 정도 한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미국의 기업은 한국의 회사에 비해서 정말 천국 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회사에서 시달렸던 고질적인 문제점이 여기는 없기 때문이다. 우선 술과 담배에 찌든 회사 문화로부터 자유롭게 저녁 시간이 거의 보장되어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면 미국 회사에서의 삶을 만족하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기회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미국이라는 나라가 외국인이 와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엄격한 제약을 가한다는 것이다. 그런 요구 조건을 만족한다고 해도 미국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자국인들과 경쟁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보다 뛰어난 무언가가 없다면 쉽게 달성하기 힘든 목표이다. 또한 만일 일하게 되더라도 신분 문제에서 한동안 자유로울 수가 없고 지금까지 쓰던 언어와 전혀 다른 언어를 쓰며 다른 문화를 마주하고 지내야 하므로 상당한 스트레스 속에서 지내야 한다. 또한 사랑하는 부모님들과 그리운 친구들을 멀리하고 타국 땅에서 지내야 하므로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이걸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 유학을 온 다음에 미국 회사에 취업을 하길 권하는 바이다. 생각보다 미국 생활은 녹록지 못하고 하루 하루 많은 어려움과 맞닥뜨리며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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